• 최종편집 2020-10-22(목)

확진자 규모 커지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도 늘어난다

20대↓확진자 1천명당 다기관염증증후군 1명 발생/ 코로나19 완치 국내 11세·12세 男兒 2명…모두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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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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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935명 중 19명 숨져…유럽서도 다수 보고돼
"확진 규모 늘어나면 우리나라서도 늘어날 수 있어"
"코로나바이러스 면역 없는 소아에게서 발생 가능"
"방역수칙 준수 외 방법 없어…다양한 연구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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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1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을 앓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어린 연령대라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확진자를 비롯해 국내에서 전체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확진자 규모가 커지지 않도록 방역당국이 상황을 통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환자로 신고된 7명 가운데 11세, 12세 남자 아이 2명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가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아·청소년 위험한 특이사례…"확진 규모 늘면 늘어날 수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지난 4월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생후 3개월~20세 환자에게서 보고된 특이사례다. 코로나19 감염 당시보다는 감염 2~4주 후 발열, 발진, 다발성 장기기능 손상 등이 나타난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 미국 등지에 비해 코로나19 발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발생이 드물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확진자 규모가 지금보다 커질 경우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 또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 2만4164명 가운데 20세 미만 확진자는 1912명(10대 1324명, 0~9세 588명)이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 중 1명은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2명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건 맞다. 20세 미만 확진자 1912명 중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 2명은 0.1%다. 즉 20세 미만 확진자 1000명이 늘어날수록 1명꼴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가 발생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미국에선 935명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으며, 이 중 19명이 숨졌다. 935명은 월드오미터(World-o-meter)가 집계한 지난 5일 기준 미국 전체 확진자 763만7066명 중 0.012%에 해당하는 수치다. 프랑스와 영국에선 각각 79명, 78명이 보고됐고, 각각 1명과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학고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늘어나면 미국처럼 많은 수의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나타나고, 합병증 등으로 인한 사망도 일어날 수 있다"며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면역없는 감기 환자 90%…확진 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앓을 우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코로나19에 확진되고, 이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이전에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소아·청소년들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200종이 넘는 감기 바이러스 가운데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4종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감기에 걸릴 확률은 10~15%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감기가 유행하는 특정 시기에 10~15% 정도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서 감기에 걸린다면, 나머지 85~90% 감기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로 인해 감기에 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85~90%에 해당하는 감기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등 면역 체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면역 체계가 없는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처럼 젊은층일 경우 새로운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면역 반응이 과하게 발생해 정상세포까지 공격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잉 면역 반응이 2개 이상 다기관에서 발생하고 중증으로 악화되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한다.

감기 환자 중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85~90%에는 소아와 청소년도 상당 부분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즉 확진자가 많아질수록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감기를 앓아본 적이 없는 소아·청소년 확진자도 많아지게 되고, 이들은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변형된 코로나바이러스"라며 "코로나바이러스를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소아·청소년들은 코로나바이러스를 겪은 소아·청소년, 성인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을 면역 체계로 인해 발생하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우주 교수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염증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일종의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2명 회복됐지만…"소아·청소년 위해 감염규모 줄어야"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을 보였던 10대 2명 모두 면역 글로불린 투약 후 회복됐다. 당국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치료법으로 ▲면역 글로불린 ▲스테로이드 ▲생물학적 제제 투약 등 세 가지가 있다.

김우주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 완치자 혈액 속에 들어있는 항체 성분을 2명에게 주입한 것"이라며 "스테로이드는 과도한 염증 반응으로 조직이 파괴될 때 쓰는 면역억제제다. 2명 모두 스테로이드를 써야 할 만큼 상태가 매우 심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소아·청소년도 코로나19에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규모를 줄이고,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대한 추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교수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을 예방할 방법은 없다. 아이들이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병력을 가졌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아이들이 일단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방역당국이 감시체계를 계속 가동하는 한편, 환자 발생 시 대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많이 보고됐지만, 우리나라에선 많이 보고되지 않았다"며 "인종적인 영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연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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