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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땜질 대책"…전세 신규 계약도 '전월세상한제' 적용?

서울 아파트 전셋값 58주 연속 상승/ 4년 뒤 전셋값 급등 우려 추가 대책/ 시행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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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8.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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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자체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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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는 지난 7일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인근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를 돌아다니다 발길을 돌렸다. 이 단지의 전셋값은 2년 새 2억원 가까이 올랐고, 전세 매물도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는 "10월에 결혼을 앞두고 전세 매물이 없다고 해서 미리 알아보러 다니고 있다"며 "전세로 내놓은 집이 없고, 있더라도 너무 비싸서 헛걸음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세나 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 인상 상한을 5%로 제한한 '전월세상한제'가 신규 계약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세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임대인이 신규 임대계약을 체결할 때 임대료를 급격히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전월세상한제가 신규계약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10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인 전세 계약기간을 4년(2+2)으로 늘리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본격 시행되고, 4년 뒤 계약 만료와 함께 임대료가 급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온 후속 대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신규 전세 계약에도 최대 5%의 전월세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5% 계약 한도도 모든 계약, 신규 계약이나 재계약은 물론이고 다 5% 이내로 제한해야 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주택임대차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임대차 3법으로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높이는 정책은 꾸준히 보완돼야 한다"며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집값을 잡지 못하면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없다는 참여정부의 실패를 경험한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시장에 퍼진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월세 계약이 급등할 경우 내년 4년 보궐선거부터 차기 대통령선거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가 땜질식 처방을 반복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후속 대책을 내놓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당정의 기대와 달리 전세시장은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8주 연속 상승하며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임대료 인상을 하지 못하게 된 집주인이 전세 매물을 반전세(보증부 월세)나 월세로 돌리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2년 뒤 전세금을 5% 올리는 것보다 매달 임대료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 가뜩이나 줄어든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들고, 월세나 반전세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실거주 요건 강화와 0%대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전세 매물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전세 품귀 현상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상승했다. 지난주 상승률(0.14%)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12월 말(0.19%)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전셋값 상승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주도했다. 강남지역은 0.21% 상승했다. 강동구(0.31%)는 고덕·강일·상일동 신축 위주로 올랐다. 강남구(0.30%)는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와 학군수요 등으로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고, 송파구(0.30%)와 서초구(0.28%)도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강북지역은 성동구(0.23%)와 마포구(0.20%), 성북구(0.14%), 광진구(0.13%), 동대문구(0.10%)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감정원은 "임대차 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역세권과 학군이 양호한 지역, 정비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일선 현장에서는 전셋값 급등의 원인으로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꼽았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공인중개사인 나도 헷갈릴 정도로 정부가 대책을 쏟아내다 보니 주택시장이 혼란스럽고, 임대인이나 임차인 모두 불만"이라며 "설익은 대책이 아닌 향후에 발생할 문제들까지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주택시장에서는 전월세상한제를 신규 계약에도 적용하는 것을 두고 서민 주거 생활 안정이라는 공공성을 갖춘 정책이라는 의견과 임차인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위헌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이 이달 임시국회에서도 부동산 후속입법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지만, 논란이 있는 만큼 처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전월세상한제를 신규 계약에도 적용에 앞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 보호법이 필요하지만, 전면 시행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월세 가격 급등 지역이나 시장이 불안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임대차 보호법은 부작용이나 예외사항 등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입법으로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전월세상한제를 신규 계약에도 적용 문제도 위헌 논란이 있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친 뒤 결정해야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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