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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친일파 단죄해야…안 된다면 이 나라 미래 없다"

등단 50주년 기념 간담회/ "마지막까지 글 쓰다 죽는 것이 30대부터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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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1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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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개정판
신작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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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는 12일 "민족정기를 위해 이제라도 반민특위를 반드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 그것이 안 되고는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작가는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일본에 유학을 다녀와서 친일파, 민족반열자가 됐다. 그들은 일본 죄악에 편을 들고 역사를 왜곡했다. 이러한 자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법으로 다스려야한다. 그런 자들은"이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천년의 질문 등을 펴낸 작가다. '20세기 한국 근현대사 3부작' 대하소설이라 불리는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은 각각 860만부, 410만부, 305만부 등 총 155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

이중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제 수탈과 강제 징용, 소작쟁의, 애국지사들의 독립운동 등을 비롯해 반민족적 행위를 일삼은 친일파들의 실상이 극적으로 담겼다는 평을 받는다.

조 작가는 올 6월 광복회에 기고글을 통해서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기고글에서 "우리가 정의로운 세상, 참된 민주주의 세상을 원한다면 부정과 불의의 뿌리를 도려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라도 반민특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했다.

조 작가는 지난해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아리랑' 속 일부 내용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그의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하며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조 작가는 "저는 '태백산맥'에서 500가지가 넘도록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고발당했었다. 11년 동안 조사받고 무혐의가 됐다. 그 경험 때문에 아리랑은 더 철저하게 조사해서 썼다. 제가 쓴 역사적 자료는 객관적인 것"이라며 "그 자료를 명확하게 쓴 이유는 우리 수난이 얼마나 처절했고, 일본이 얼마나 잔혹했는가를 입증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은 명확한 것이고 그것을 짊어지고 간 주인공들은 허구 인물"이라고 부연했다.


조 작가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탈고 후 30년 만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개정판과 신작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를 출간했다.

그는 개정판을 펴낸 것에 대해 "내놓고 30년 만에 최초로 정독을 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예술이 가진 숙명성 때문에 그랬다. 모든 분야 예술의 공통점은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예술가에게 자기 예술품은 새로 만든 작품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전 작품에 나온 인물이 다른 작품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줘선 안 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다시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이름 뿐 아니라 인물상까지도 자신의 작품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왔다고 강조했다.

신작 산문집에 대해선 "10년 전 '황홀한 글감옥'으로 제 인생에 있어 문학에 대한 생각을 엮었다면 이번 책은 제 문학관, 인생관, 역사관, 사회관 등 전부가 포괄돼 있다"며 "두 책을 함께 읽으면 작가 조정래가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문학인생 반세기를 맞은 조 작가는 최근 거론되는 '순수문학의 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염려할 것 없다"는 것이 작가의 입장이다.

조 작가는 "스마트폰 때문에 책을 읽지 않는 사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스마트폰 위기 전에도 소설의 위기는 엄청나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라디오, 영화, TV가 나왔을 때 그랬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다양성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한 가지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에 따라 다 존재하도록 수용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문학은 수용자가 많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읽더라도 예술가들은 그 한 사람을 위해 자기 영혼을 던져 새 작품을 만들어내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 "때문에 앞으로 순문학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예단은 전혀 필요 없는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조 작가는 등단 50주년 소회도 밝혔다.

그는 "저는 30대 때부터 소망이 뭐냐 물으면 글을 쓰다가 책상 위에서 죽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다가 죽는 것, 그것처럼 아름다운 작가의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거의 80세가 다 된 나이가 됐고, 오늘 50주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 사회와 역사 속에 있는 갈등과 문제점들을 계속 봤는데 그런 상황적인 것을 떠나 인간의 본질, 존재에 대한 문제를 3권 정도로 써서 2년 후 책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후에는 불교적 관점에서 본 내세에 대한 이야기를 3권으로 쓰면서 제 장편소설의 인생을 마감하려 한다. 작가란 현실부터 내세까지 아우르는, 영혼의 문제까지 써야지만 작가의 인생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작가는 "그 때는 아마 등단 55년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건강상태가 유지된다면 가능할 것"이라며 "이후 시간이 된다면 단편과 명상적인 부분에 대해 쓰고 인생의 문을 닫을까 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발표된 노벨문학상에 대해선 "우리가 문학을 시작할 때 노벨상을 타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다. 우리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너무 노벨상에 연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초연하게 해 나가다보면 (수상자가) 나오기도 하고 안 나오기도 할 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를 비롯한 모든 작가들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상을 탔을 때 일본이 엄청 으스댔다. 그런데 뒤에 따라다니는 이야기를 보니 당시 미시마 유키오라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가 스웨덴에서 거대한 파티를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아직 그런 파티를 할 능력이 없다"고도 했다. 국가적 차원의 로비 등을 '파티설'에 빗대어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작가는 코로나19 시국에 관한 입장을 묻자 "코로나19 사태는 지구 환경 문제처럼 자본주의가 불러온 재앙"이라며 "앞으로의 전염병 사태 등 위기는 더 빠른 속도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우리가 식생활, 가치관 등을 바꾸지 않는 한 끝없는 탐욕에 의해 스스로 가슴에 총을 쏘는 어리석은 역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이 기회가 사람들이 겸손해지고 조금 불편하고 조금 가난해도 괜찮다는 자족을 느낄 수 있는, 철학적 존재가 되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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